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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임즈 역사기획칼럼(6)] 대한제국 13년…⑥ 헤이그 특사와 2017년

2017-03-25

[한국타임즈 최창수 기자] '정담은 출판사' 탄생을 기념해 '대한제국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칼럼을 6회 역사기획물로 담아내고 있다. 마지막 이야기는 고종황제 헤이그 특사들의 마지막 절규를 담으면서 오늘을 살펴보았다. 대한민국을 이중삼중으로 말아먹고 있는 친일적손에 대한 탄핵과 그 저주에 대하여... 다음엔 에필로그로 종결하고자 한다. 


1. 대한제국 황제 밀사 – 이위종, 이상설, 이준

 

고종은 이들에게 친서를 전달한다. 친서에는 을사늑약 이후 대한제국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고 판단해 철수한 세계 열강들에게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호소하고 있었다. 이위종, 이상설, 이준. 당시 고종이 만난 이들은 특사 자격으로 세계만국회의가 열리는 네덜란드 헤이그에 파견된다. 일본의 국가침탈에 저항하는 최후의 국권수호 방법이었다.


헤이그로 가는 길은 지구 반 바퀴를 돌아야 하는 긴 여정이었다. 3인의 특사는 용정에서 블라디보스톡으로, 다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거쳐 헤이그에 도착한다. 한성을 출발한 지 35일 만의 일이었다. 1907년 6월 헤이그에서는 전 세계 45국이 모이는 제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헤이그 시내 아담한 2층 건물에 특사들은 자리 잡는다. 


2. 황제 특명, '을사늑약 무효, 대한제국 독립국'

 

이 호텔은 이준열사기념관(YI JUN PEACE MUSEUM)으로 보존되어 있다. 당시 8개의 방, 특히 이준열사가 묵었던 방이 지금까지 그대로 보전되어 있다. 낯선 땅, 낯선 사람들이었지만 이들에게는 여독을 풀만한 여유조차 없었다. 먼 길을 달려온 단 하나의 이유, 을사늑약은 무효이며, 대한제국은 여전히 독립국임을 전 세계에 알리는 일이었다.


하지만 특사 일행이 헤이그에 도착했을 때는 만국평화회의가 시작된 지 열흘이나 지난 뒤였다. 이들은 서둘러 만국평화회의장으로 향했지만 대한제국 특사들의 자리는 없었다.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공식초청장이 없다는 이유로 회의장 안에 들어가는 것조차 거부당했다. 1년 전 발행된 초청국 명단에는 대한제국의 이름이 분명히 올라 있었는데도.

 

3. 만국평화회의 의장국 러시아의 배신

 

초청명단이 번복된 이유는 무엇일까? 특사들은 만국평화회의 제안국이자 대한제국의 회의 참가를 제안했던 러시아에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대사이자 평화회의 의장이던 '넬리도프'는 면담을 거부했다. 밀사들이 헤이그에 도착하기 보름 전에 러시아는 그에게 '대한제국 특사들이 면담을 요청할 경우 무조건 거절하라'는 칙령을 보냈던 것이다. 


러시아가 만국평화회의에 대한제국을 끌어들인 것은 일본을 긴장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막상 회의가 열릴 무렵에 일본과의 한반도에서의 이권분할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서 더 이상 대한제국을 도울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것이다. 개최국인 네덜란드 역시 회의에 참석하게 해달라는 특사들의 요청을 거절했다.

 

4. 고종황제 강제퇴위 당하다.

 

일본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미국 등의 열강들도 마찬가지였다. 특사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세계 언론들을 향해 대한제국의 현실을 호소하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그해 7월 특사 중 한 사람이었던 이준은 머나먼 이국 땅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다. 일본의 감시 하에 있었던 고종 또한 헤이그 밀사 사건의 책임을 물어 강제 퇴위되고 만다.


자주독립과 부국강병의 기치를 내걸고 탄생했던 대한제국의 13년의 꿈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미국인 선교사 '헐버트'는 그의 저서 '한국평론'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비록 시작에 불과하지만 1904년 현재 성취된 것만 보더라도 대한제국이 진보하기 때문에 외국열강이 대한제국을 강점해야 한다는 주장을 논박할 수 있다"

 

5. 역사는 과거이면서도 현실이다.

 

처절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제정세를 극복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 이런 비극적인 결말 때문에 그동안 우리는 대한제국의 역사를 애써 외면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사는 단지 과거만이 아니라 현실을 보는 창이기도 하다. 비록 암울한 시대였다고 해도 그 역사를 제대로 되새기지 않는다면 과거의 오류는 언제든 다시 반복될 수 있다.


외세를 물리치려 했던 대한제국 13년의 처절한 항쟁을 오늘에 빗대본다. 무엇을 바꿨고, 무엇을 이뤄냈는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아무 것도 해낸 것이 없다. 친일족속들과 그 후손들이 권력의 기득권을 쥐고 있는 부끄러운 대한민국이라면 과연 망상일까? 이들에 의해 망가진 대한민국 국격은 탄핵이라는 저주로도 부족할진대 이 또한 헛소리일까? 


[최창수 한국타임즈 수도권취재본부 총괄본부장은 '기독교 사형폐지운동연합회 수석운영위원' '뉴스나비 논설위원' '한글사랑방 운영위원' '민생안정실천본부 홍보위원장' 도서출판 '정담은 출판사'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타임즈 최창수 기자